[한강]흰

한강 작가님의 소설 흰 을 읽어보았습니다.

깔끔한 외자의 제목이 눈길을 끕니다.

 

흰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의 신작 소설 『흰』. 2013년 겨울에 기획해 2014년에 완성된 초고를 바탕으로 글의 매무새를 닳도록 만지고 또 어루만져서 2016년 5월인 오늘에 이르러 펴낸 책이다.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무력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한 권의 시집으로 읽힘에 손색이 없는 65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강보, 배내옷, 각설탕, 입김, 달, 쌀, 파도, 백지, 백발, 수의…. 작가로부터 불려나온 흰 것의 목록은 총 65개의 이야기로 파생되어 ‘나’와 ‘그녀’와 ‘모든 흰’이라는 세 개의 부 아래 담겨 있다. 한 권의 소설이지만 각 소제목, 흰 것의 목록들 아래 각각의 이야기들이 그 자체로 밀도 있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나’에게는 죽은 어머니가 스물세 살에 낳았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었다는 ‘언니’의 사연이 있다. 나는 지구의 반대편의 오래된 한 도시로 옮겨온 뒤에도 자꾸만 떠오르는 오래된 기억들에 사로잡힌다. 나에게서 비롯된 이야기는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겨간다. 나는 그녀가 나대신 이곳으로 왔다고 생각하고, 그런 그녀를 통해 세상의 흰 것들을 다시금 만나기에 이른다.

저자

한강

출판

난다

출판일

2016.06.01

 

작가님이 흰이라고 제목을 정한 이유는 단순히 검정과 반대되는 의미의 하얀과 달리

흰에는 삶의 모든 과정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흰 강보에 싸인 아기로 태어나 죽어서 흰 수의를 입기까지의 모든 시간이 말이죠. 

제목을 정한 뒤에는 흰 것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 목록으로 만들었습니다.

강보, 베네 옷, 소금, 눈, 달, 얼음 등등.

각 목록마다 그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책 속에는 작가님의 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머니가 젊은 시절 가정에서 홀로 낳아 직접 탯줄도 자르고 젖을 먹였지만 겨우 2시간 눈 떠있다가 세상을 떠난 아기.

작가님은 얼굴도 모르지만 죽은 언니에 대해 삶을 빚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녀가 살아 있었다면 자신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과 그녀는 죽었지만 자신은 삶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일까요.

소설 흰은 죽은 언니가 보지 못하고 떠난 삶에 대해 알려주며 어쩌면 작가님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글이 무난하다고 느껴지다가도 어쩌면 난해한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 끝부분엔 해설이 달려있는데 작가님의 다른 책들과 비교하며 해석을 달아 놓아 조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제 겨우 두 번째 책이어서 말이죠. 그렇지만 해석까지 읽고 나니 완벽하게 한 권을 읽어냈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난번에 올린 시집도 함께 봐주세요.

[한강]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