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나카자키초 레트로 카페_ 타이요노토(太陽ノ塔)

일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에 메론소다가 있습니다. 길쭉한 유리잔에 멜론소다를 담고 그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쿱과 체리토핑을 올린 음료 말이죠. 한국에선 이 음료가 흔하지 않다 보니 약간의 환상도 가지고 있었는데요. 작년에 오사카를 방문했을 때 카페에 가서 직접 마셔보았답니다.

Taiyō No Tou · 일본 〒530-0016 Osaka, Kita Ward, Nakazaki, 2 Chome−3−12 パイロットビル 1F

가게 이름은 타이요노토(太陽ノ塔)이고 카페들이 많이 밀집해 있는 나카자키초역 근처에 있습니다. 한국어로는 다방, 일본어로는 킷사텐(喫茶店)이라 하는 레트로한 감성의 카페입니다. 저 초록색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짙은 색의 가구와 인테리어가 옛스러운 느낌을 내고 잔잔한 노란 조명이 안락한 느낌을 줍니다.

자리에 앉으니 물과 함께 메뉴판을 내어주셨는데요. 저희는 패션푸르츠 소다, 메론 소다, 그리고 딸기 쇼트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레트로한 유리잔과 흐트러짐 없이 동그란 아이스크림이 꼭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습니다.

스푼과 빨대를 동원해 달그락달그락 아이스크림을 녹입니다. 먹기 전에는 엄청 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한 맛입니다. 아래에 소다 부분은 탄산수에 가까운 많이 달지 않은 맛이고 적당히 향긋하며 아이스크림이랑 섞여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실제로 마셔보니 별거 아니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괜찮은 경험입니다. 

딸기케이크를 시켰더니 요런 데코레이션도 해주셨습니다. 과일 시럽이랑 화이트 초코였던 거 같은데 상큼 달달하니 맛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케이크는 감동의 맛이었습니다. 아마 먹어 본 케이크 중 가장 맛있었던 것 같은데요. 우유향 가득한 생크림에 케이크시트가 정말 보들보들보들해서 입에서 녹는 맛이었습니다. 케이크 맛집입니다. 꼭 드세요.

푸딩도 맛있어 보였는데 차비용 현금을 남겨놔야 해서 주문하진 못했습니다. 분명 맛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밖을 보니 날씨가 오락가락 진눈깨비가 나리고 있습니다. 이때는 3월이었고 벚꽃을 보러 갔었는데 날씨가 이상하여 꽃은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카페를 나서기 전에는 그치고 해가 나서 화창한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희않하네...

저희가 공항 가기 전이라 캐리어를 끌고 왔었는데요. 들어올 때랑 나갈 때 문도 잡아주시고 캐리어 옮기는 것도 도와주셨답니다. 직원분께서 매우 친절하세요. 메론소다를 찾아왔지만 케이크 맛집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조용하고 디저트도 맛있고 마음에 드는 카페입니다. 다음에 오사카 가게 된다면 또 방문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