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와 산책

오랜만에 가족들과 시장 나들이를 다녀왔다. 식재료랑 간식거리랑 이것저것 구매했는데 새삼 물가가 많이 오른 게 실감이 났다. 시장이 파할 시간에 갔더니 떨이로 딸기를 3팩에 만원 하길래 사 왔다. 운이 좋다. 빨갛게 익은 딸기는 그만큼 달고 맛있었다.

밖을 보니 집들과 노을이 지는 풍경이 참 보기 좋았다. 배도 부르고 이른 저녁에 산책을 나섰다.

가는 길에 고양이를 만났다. 목에 목걸이를 하고 있는데 주인이 있는 걸까. 사람을 불편해하는 것 같기는 한데 또 멀리 가지는 않고 엉성하게 주변에 쭈뼛거린다. 챙겨 온 츄르를 뜯자 냄새를 맡고 가까이 오려하길래 바닥에 짜주고 편히 먹으라고 갈길을 간다.

저수지처럼 나온 이곳은 물을 대놓은 논이다. 공원으로 가는 길은 외각이라 시골길인데 아스팔트 도로 양 옆으로 논이고 밭이고 그렇다. 다들 봄 맞이로 농작물 심을 준비를 바지런이 하고 있다.

저기 보이는 민트색 불빛이 마음에 든다. 이른 저녁에는 사람도 간간이 한 두 명 있고 조용하고 밝아서 주변 풍경도 눈에 잘 들어온다. 그새 날이 따뜻해져서 조금 걸으니 더워졌다. 걷다가 강을 마주한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한가로운 때를 보냈다. 조금 더 어둑해지자 캠핑하려는 사람들로 북적해진다. 날씨가 포근하고 시원해서 캠핑하는 사람들에게 딱 좋은 날씨인 것 같다.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이제 일어나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본 노란 꽃. 유채꽃을 닮았는데 유채꽃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난번엔 알록달록 동그란 국화처럼 생긴 꽃들이 가득하더니 지고 이번엔 노란 꽃씨를 뿌렸나 보다. 꽃을 보는 건 참 기분이 좋다.

 

오늘의 노래

레드벨벳 - Sweet 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