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예스진지 중에 스만 다녀온 사람.

2일차, 둘러보기 그리고 101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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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차는 현지식 아침식사를 하고 스펀역으로 이동합니다.

대만도 중국 문화권이라 아침식사를 사 먹는데요. 그래서 숙소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아침식사 가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로컬 식당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니 한 번쯤 다녀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희는 타이베이역으로 이동을 했어야 했기 때문에 그 근처로 갔지만 메뉴는 거의 비슷하니 가까운 곳을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버스정류장 가는 길에 본 초등학교입니다. 정문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푸른 잔디 축구장이 인상적이네요.

신호를 기다리는 오토바이 군단.

여기 분들이 왜 오토바이를 이용하는지 알 거 같아요.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깁니다. 정말 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차를 놓치면 오전 반차를 써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요. 그에 반해 운전기사님들은 운전을 정말 화끈하게 하십니다. 제가 부산, 대구 버스를 다 타봤지만 대만 버스가 가장 급한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타이베이 메인역에 내려 걸어갑니다. 곰돌이 경찰이 귀엽네요.

저희가 간 식당의 이름은 尚雯早午餐입니다. 

이런 식당들은 주문서를 체크해서 선불로 지불 후 음식을 받아가면 되는데요. 물론 영어는 없습니다. 그래서 메뉴를 하나하나 찾아야 하는데요. 그러다가는 백만 년 걸릴 것 같아서 캡처화면을 보여드렸습니다.

구글 맵 리뷰 중에서 평이 좋고 한자로 친절히 적어주신 분의 글을 골라 캡처해 보여드리면 됩니다. 이 사진을 확대해 보여드렸으니 저희는 이분과 똑같이 주문해 먹었을 겁니다.

빈 테이블 골라서 앉으면 되고 자리에 앉자마자 음료를 내어 주십니다. 저기 보이는 왕 클립 같은 건 빨대 비닐이 날아가지 않게 꽂아두시면 됩니다. 도로 옆이다 보니 바람이 많이 불고 약간 차 매연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것까지 현지의 감성입니다.

중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촉을 세우고 있다가 우리 쪽을 보고 뭐라고 말씀하시면 후다닥 음식을 가지러 가면 됩니다. 카운터 옆에 수저랑 소스류가 있으니 셀프로 챙기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갔을 땐 상당히 포스 있어 보이시는 이모님 한분이 영어가 가능하신 유일한 분 같았는데 이 소스는 어떻고 저 소스는 어떤지 설명해 주십니다.

주문하고 보니 저희가 좀 많이 시킨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아침을 거하게 먹진 않으시겠죠... 저염식인 식사가 아침용이라 더 간이 없는 듯한 맛이라 맛있긴 한데 좀 물리는 것 같았습니다. 만일 혼자 가서 간단히 먹는다 하면 전병 하나랑 두유 하나 정도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병은 맛이 비슷한 거 같으니 그냥 베이컨 든 걸로 하나 하면 될 것 같네요. 칠리소스, 갈릭소스 잊지 마시고요.

타이베이 메인 역으로 돌아와서 이리저리 둘러봅니다. 아무래도 메인역이다 보니 선물로 사갈 만한 간식류를 많이 팔고 편의점 정도가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쪽은 앉아 쉴 의자가 없습니다. 다들 바닥에 앉던지 아니면 서있는 것 같아요.

가운데에 미니니 트리가 서 있습니다. 여기도 라인을 주로 쓰는 것 같네요. 

편의점에서 간식들도 사고 루이팡으로 가는 기차를 타러 갑니다. 여기서도 이지카드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배차 간격이 길어서 그런지 개찰구를 지나면 좌석들이 있는데 드디어 앉아서 기다립니다. 

4B 플랫폼으로 내려가서 들어오는 기차를 탑니다. 한국의 기차를 생각하면 작은데 지상철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덤보 사진도 찍고 잠깐의 깜깜한 터널을 지나면 바깥풍경이 펼쳐집니다. 

루이팡역에 도착해서 내리고 여기서 한번 더 기차를 갈아타야 스펀역으로 갑니다. 구글맵만 믿고 기차를 기다리며 하하 호호 사진 찍고 놀았는데 문득 곧 도착해야 할 기차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다른 출구로 가야 한다는 거예요. 저희는 이렇게 바로 탔으면 기차를 타고 스펀역에 이미 내렸겠지만 50분을 기다려서 다음 기차를 탔습니다.

여러분 루이팡역 내리면 3번 플랫폼으로 가셔야 합니다.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저처럼 가만히 앉아 들꽃이나 찍게 됩니다. 좌석 뒤편으로는 콘센트 존이 있으니 충전하며 기다리십시오.

어렵게 탑승한 기차는 조금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기차 칸 사이에 동그랗게 벽이 뚫려있네요. 창밖으로는 토토로가 살 것 같은 우거진 풀 숲이 보입니다.

스펀역에 처음 내리고 든 생각은 정말 별거 없구나 였습니다. 유튜버들 당신들은 여기서 정말 최선을 다해 콘텐츠를 뽑은 것이군요... 기차 레일 한 줄을 두고 양쪽으로 가게들이 다입니다. 옆에 다리에서는 한참 폭죽을 터트리고 있었습니다. 현지인들이 위로 올라가길래 끝까지 가보았는데 주자창뿐이 더군요. 다시 내려가서 간식을 사 먹었습니다.

저 멀리 하늘로 날아가는 별자리 같은 등을 보며 닭날개 볶음밥을 먹었습니다. 이건 짭짤하고 맛있었어요. 만족스러웠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저녁 6시쯤이다 보니 가게들도 정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땅콩아이스크림. 이건 좀 궁금한 간식이었어요. 가게 간판에 한글이 적혀있을 뿐 아니라 직원분께서 한국어를 매우 잘하십니다. 노 상챠이라는 문장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수 먹어요? 라는 한국말에 오히려 못 알아들을 뻔했어요 ㅋㅋㅋ 먹을 곳이 마땅하진 않지만 서서 먹었습니다. 얇은 또띠야로 만든 찰떡 아이스 같았어요. 무난했습니다.

 버블티도 보여서 한잔하고 소시지도 사 먹었습니다. 이것도 별로 달지는 않았어요. 처음에 버블티를 주문하고 옆을 보니 소시지도 있길래 주문을 했는데요. 한분이 자리를 잠깐 비우느라 아주머니께서 매대 두 개를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막 집에 온 듯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딸내미가 바쁜 엄마를 도와주고 싶었는지 소시지 매대 앞으로 오더라고요.

그래서 소시지를 가리키며 one! one!이라고 말하니 소녀가 뭐라는 거지? 하는 눈빛으로 에? 하더라고요. 그래서  yígè(한 개)라고 말하니 아아 하고 담으려 했는데 아직 조리를 덜 마쳤는지 아주머니가 도리도리 하며 집게를 빼앗아갔습니다. 그래도 마음씨가 기특합니다. 저도 외워간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어서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다 먹고 나서 등을 날리러 갔습니다. 보고 괜찮아 보이는 색조합으로 선택하고 글을 적으면 됩니다. 그리고 미니 등을 하나 사면 무료로 사진을 찍어준다고 해서 기념품 겸 하나를 구매했습니다.

직원분이 한국어 천재세요. 완전

등의 불 붙이는 순간부터 각 글자적은 면마다 찍고, 하늘로 날아가는 순간까지 착착 잘 찍어주십니다. 포즈도 요렇게 조렇게 하라고 안내해 주세요. 영상도 하나 찍어주셨는데 보는 순간 어디서 많이 본 릴스 구도 같아서 웃겼답니다.

순식간에 사진을 다 찍고 끝이 났습니다. 저희는 시간이 늦은지라 바로 타이베이로 돌아갔는데요. 왜 사람들이 버스나 택시 투어를 하는지 알 것 같아요. 하나씩은 막상 볼 게 없고 투어로 다니며 후딱후딱 사진만 찍고 나와야 할 곳 같아요. 내가 꼭 등 날리기를 해야 한다 이런 것이 아니라면 이쪽 관광지는 빼고 차라리 야시장을 천천히 구경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타이베이역으로 돌아와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대만의 버스는 앞뒷문 모두 승하차가 가능하니 가까운 곳으로 타시면 됩니다. 

버스가 좌회전하는지 우회전하는지도 안내해 준답니다. 정거장별로 안내 음성이 꽤 길게 나오는데요. 처음에는 역이름이 다들 이렇게 긴 건가 했는데 가만 보면 영어, 대만어, 중국어 이렇게 3가지가 모두 나와서 그렇답니다.

반짝반짝한 연말의 번화가입니다.

오늘의 저녁은 숙소 근처에 있는 치킨가게에서 레몬치킨과 감자튀김을 주문하고 건너편 식당에서 고기덮밥 같은 걸 주문해 와 먹었습니다. 치킨은 괜찮았는데 고기덮밥은 사진을 보여주며 겨우 주문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 어렵지만 손짓 발짓 사진으로 어떻게든 주문을 해냅니다. 마지막 셰셰하고 인사할 때가 우리 모두 가장 밝은 순간이었습니다. 

숙소에서 이렇게 펼쳐놓고 먹는 시간이 행복한 순간이죠. 치킨은 하나만 했으면 되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배가 부르더라고요. 저 연어알 삼김이랑 요구르트도 좋았지만 불닭이 진짜였습니다. 저는 그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 갈 때 한국음식을 싸가는 걸 이해를 못 했는데 불닭을 먹는 순간 몸에 피가 도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이런 거군요. 한국인은 매운맛을 주기적으로 넣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마라나 칠리소스와는 다른 한국적인 것이어야 해요.

오늘도 물 한 병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대만은 음료를 사서 다른 식당에 들고 가도 된답니다. 물이나 마실 것 사서 들고 다니시며 틈틈이 마시세요. 더위를 잘 타는 저는 겨울에 갔지만 반팔 입고도 더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