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라오 대만 시먼점 방문기_까르푸 꾸이린점 4층

2일 차 저녁, 시간이 늦어 무얼 먹을지 고민을 하다가 까르푸 건물 4층에 하이디라오가 있다길래 방문해 보았습니다. 까르푸 꾸이린점은 24시간 운영하지만 하이디라오는 새벽 3시까지 운영합니다. 카운터에 가서 2명이라고 말하니 대기시간이 1시간 30분 이상... 그래도 갈 곳이 마땅치 않았기에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바로 앞에 요렇게 좌석이 있어서 앉아서 대기를 했습니다. 하이디라오 말고 다른 식당들은 모두 닫은 상태였습니다. 앞에 보이는 가게는 두부요리를 파는구나 하고 있었는데 가만 보니 북촌? 한글인데? 다시 보니 한국식 순두부 가게였습니다. 한국인이 한류를 가장 실감 못한다더니 그런 것 같습니다. 타이베이를 돌아다니며 들은 노래도 9할이 케이팝이었습니다. 1할은 크리스마스 관련 팝송이었습니다. 

 카운터 왼편 트리가 있는 곳을 보면 스크린이 있습니다. 여기서 번호를 확인하면 되고 아래쪽에는 디저트인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과 초록봉지의 과자가 있습니다. 훠궈 다 먹고 마무리로 여기서 아이스크림을 퍼 먹으면 됩니다. 

저와 마루는 하이디라오가 처음이라 조금 설레었습니다.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한 10만 원 정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백만 년을 기다려 저희 차례가 되었고 친절한 웨이터분이 자리로 안내해 주셨습니다. 각 테이블마다 웨이터가 배정되는 방식인가 봐요. 친절한 웨이터님이 가방이나 짐을 넣는 것도 도와주시고 주문하시는 것도 도와주셨답니다. 옆에 홀에는 저 서빙 로봇이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계속 하하하하 하면서 움직이는데 약간 사탄의 인형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육수는 4종류를 시키는 게 저렴하대요. 4개를 다 못 고를 거 같으면 물로 채우면 되니 그렇게 하라고요. 물은 무료입니다. 무슨 완자를 시켰더니 직접 짤주머니로 짜서 골고루 넣어주셨어요. 저희는 토마토, 홍탕, 백탕, 물 이렇게 조합했습니다. 

완자가 익고 나서 육수를 맛보라고 이렇게 떠 주셨습니다. 각자 다르게 담아서 먹어보았는데 베스트로만 조합했더니 괜찮네요. 그런데 중화권 분들 마라탕 국물은 안 드신다면서 이건 드시는 건가요? 조금 궁금하네요.

완자, 청경채, 버섯, 푸주, 두유피, 돼지고기 2인분, 돼지고기 튀김, 코코넛밀크 튀김, 콜라 2, 소스바 2인 이렇게 주문을 했습니다. 고기는 여성분이시면 0.5인분씩 시켜서 드셔도 괜찮을 거 같아요. 각 1인분씩 먹었는데 좀 많다고 느껴져서요. 사실 대기하면서 수타면 주문하는 거에 기대가 있었는데요. 배불러서 주문하진 못했답니다. 먼가 서커스를 하는 듯한 엄청난 환호소리가 들렸는데 다음번에 하이디라오를 방문한다면 주문해 보아야겠습니다.

휴대폰 넣을 수 있는 지퍼백도 주시고 물티슈와 액정 클리너도 틈틈이 리필해 주신답니다. 저 파인애플 절임은 입가심으로 좋은 것 같아요. 파인애플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류의 열대과일로 만든 묘한 향이 나는 절임입니다.

건희소스에 대한 이야기는 자자하게 들어서 블로그에서 캡처해서 소스를 만들고 있었는데요. 옆에 직원분이 하나 만들어드릴까요? 하시길래 네 했더니 깔끔한 맛의 간장소스를 만들어 주셨어요. 그러고 저희가 만든 건희소스는 왜인지 쌈장이 되었습니다. 이게 뭐지 하면서 일단 들고 와 먹고 있었는데 지나가시던 직원분이 세상에... 저 외국인들이 뭘 먹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드셨는지 땅콩소스를 만들어 주셨답니다. 네 소스는 원래 액체인 게 맞는 거 같아요.

가게 안에는 이런 종이 장식들이 붙어져 있었어요. 기성품이 아니라 손수 다 오려서 만드신 거 같은데 대단하신 거 같아요. 육수는 틈틈이 오셔서 리필해 주셨고 다 먹은 접시는 어디서 대기 타고 계셨는지 순식간에 나타나 정리해 주셨답니다. 이제 마감시간이 다 돼 가서 그런지 담당 웨이터 분이 2번이나 바뀌었어요. 아무나 오셔도 상관이 없는데 수고가 많으시군요.

배불러서 조금 남겼지만 그래도 디저트는 먹어야죠. 종류별로 각각 담고 과자도 챙겨 와서 앉았습니다. 아이스크림은 녹차와 망고라즈베리였는데 녹차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꼭 드세요. 과자는 샌드 크래커였는데 키드오 같은 맛이었습니다.

아 그전에 샐러드바 말고 소스바만 이용하면 과일 2종을 먹을 수 있었는데요. 노란 수박과 구아바가 있어 한 조각씩 맛보았습니다. 수박은 보통 수박과 같고 구아바는 좀 더 푸석한 아오리사과와 복숭아가 섞인 맛이었는데 무난히 괜찮았어요.

다 먹고 짐을 챙겨 계산하러 갑니다. 가격은 2000위안 조금 넘게 나왔으니 한국 돈으로 9만 원 정도 나온 것 같네요. 만족스러웠습니다. 대만사람들이 친절한 건지 하이디라오 직원 서비스가 친절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첫인상이 매우 좋습니다. 까르푸 꾸이린점을 방문하신다면 4층의 하이디라오도 한번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