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밤 비행기 타고 떠나기

1일 차는 밤비행기 타고 대만에 도착해서 숙소 찾아가기입니다. 이번 여행은 제 동생인 마루와 함께 했습니다. 마루는 대학 생활의 대부분이 코로나 시기여서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입니다. 그래서 더욱 아이와 함께 체험학습을 떠나는 부모의 심정으로 여행을 준비했던 거 같습니다. 대구공항에서 대략 3시간 전에 만나 비행기를 기다렸습니다. 

가장 먼저 2층에 올라가서  밥을 먹었는데요. 비빔밥과 햄버거를 시켜 나눠먹었습니다. 왠지 해외여행이라 생각하니 가기 전 한식을 먹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다 먹고 밖으로 나오니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분명 비행기 앞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화장실을 다녀오니 짤랑이가 생겼습니다. 누가 장식을 해둔 걸까요? 아니면 어떤 아이가 잃어버린 걸까요? 미스터리합니다. 그러고 시간이 되어 게이트를 통과했습니다.

통과해서 의자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면세점은 볼 것도 없는 작은 곳이라 한번 쓱 훑어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대구공항은 군사기지 근처라 비행기 타러 가는 통로를 촬영할 수 없습니다. 들키면 조용히 불려 가 사진을 지우는 것을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돌려보내 주신답니다. 비행기 타서도 이륙 전에는 촬영할 수 없어요.

마루는 아기덤보와 함께 여행을 하였습니다.

비행기 밖으로 보이는 야경. 

저는 미리 모바일 입국신고서를 작성했었는데요. 늦은 시간 입국이라 적용이 안 될 수 있다 하여 종이 입국 신고서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냥 모바일 입국신고서로 통과한 거 같아요. 종이 입국신고서는 달라고 하지 않아 집에 기념품처럼 있습니다. 

아래에 모바일 입국신고 링크를 첨부합니다.

https://niaspeedy.immigration.gov.tw/webacard/language

밤 비행기라 취침하라고 소등해 주었습니다. 비행할 때 살짝 난기류가 있어서 조금 흔들거렸고 밖으로 번개 치는 게 생생히 보였습니다. 이색적이라 재미있었습니다. 마루가 그걸 동영상으로 찍고 있었는데 잠깐 찍고 말거라 생각했는데 미동도 없이 5분 동안 찍고 있어서 좀 웃겼습니다. 꽤 진지하게 기록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걸 캡처해 와서 암기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어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인사말과 감사합니다, 한 개, 두 개 정도는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죠. 

대만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조금 부슬부슬 내리는 습한 날씨였습니다. 비행기 밖을 나서는 순간 느껴지는 습함이 다른 나라에 왔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공항 입국장을 나가기 전 세븐일레븐이 있었는데요. 물을 한병 사고 지폐를 작게 쪼갰습니다. 저 동그란 캐릭터는 관광 마스코트인지 종종 보였습니다. 차 종류를 살까 하다가 잘 못 골라서 단맛이 나는 걸 살 바에는 생수를 사는 게 낫다 판단하여 구매했는데요. 차라리 차를 사세요. 여기 물이 석회수라 그런지 미끌한 염기성 맛이 나요. 삼다수 같은 상쾌함은 없습니다.

입국장을 지나서 나오면 Bus to City를 따라 걸으며 에스컬레이터로 한 층을 내려갑니다. 영어로 국광, 1819가 적힌 곳으로 가 미리 저장해 온 qr코드를 보여드리면 금방 승차권을 줍니다. 왕복을 구매했더니 두장을 받아서 한 장은 가방 안쪽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친절히 5번 승강장으로 가라고 안내해 주십니다. 그런데 저희가 대만 여행비 추첨을 안 해서 다시 올라가서 하고 왔습니다. 여행비 추첨하는 곳은 입국장 맞은편에 바로 있습니다. 주황색의 프런트에 Lucky Land라고 적혀있어요. 이건 입국 당일만 가능하니 한번 해보세요. 저희 둘은 아쉽게도 꽝이었습니다.

다시 5번 정류장에서 기다리기.

저희가 늦은 시간이라 1시 반, 2시 이렇게 시간대가 있었는데요. 1시 반 차는 사람이 꽉 차서 저희가 보는 앞에서 떠났습니다. 이 버스가 터미널 2에서 출발해서 오기 때문에 사람이 좀 차서 출발을 하거든요.(저희는 터미널 1입니다.) 여러분은 비행기에서 내리면 곧장 줄 서러 가세요. 이제 2시 차를 기다려야 하는가 하고 있는데 1819 버스가 3번 정류장에 서 있는 거예요. 사람들이 딱히 타지는 않는 것 같고 번호는 1819가 맞는데 뭐지 하다가 뛰어가서 물어봤어요. 타이베이역을 가나요? 하고 물으니 뭔가 갸웃하면서 끄덕이시더니 중국어로 설명하시는 거예요. 어... 번역기를 꺼내야 하나 하고 있는데 저를 보더니 코리안? 하시더니(어떻게 아시는 거죠?😮) 구글 번역기를 꺼내서 타이핑하시고 보여주시더라고요. 타이베이역은 가는데 이건 돌아가는 버스라고요. 근데 돌아가더라도 30분을 기다리느니 이걸 타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줄 서있는 마루를 데려와 탔습니다.

천장에 달린 티비에서는 브로콜리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버스에 타서 한숨을 돌렸습니다. 버스 안에서는 와이파이도 잡히고 usb 케이블 충전도 가능하니 꽤 좋습니다. 타이베이역은 마지막역이니 언제 내릴지 걱정 안 하고 쉬셔도 됩니다. 만약 숙소위치 때문에 중간에 내려야 한다면 하차벨은 천장 에어컨 있는 곳 중간에 하차벨 버튼이 있으니 누르시면 됩니다. 하차하는 승객이 있을 때마다 멈춰서 기사님이 캐리어도 다 꺼내주십니다. 저희가 탄 버스는 찾아보니 1819B 버스더라고요. 시간은 그냥 1819보다 한 15분 정도 더 걸린 것 같아요.

이런 간판과 다리, 오토바이가 대만에 온 것을 실감 나게 해 주는군요. 풍경 사진도 찍고 와이파이 도시락도 켜서 설정하고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갑니다.

좌석 왼편을 보는데 아래에 비상 출구가 있었습니다. 비행기처럼 문을 열고 앞 구르기를 해서 탈출하는 걸까 상상을 해보다 말았습니다. 한국 관광버스 쪽에서는 본 적이 없어 흥미로웠습니다. 타이베이역에 내려서 캐리어를 끌고 좀 나가니 승강장과 의자가 보였는데 그곳에 노숙자 분들이 주무시고 계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얼굴을 다 덮고 손만 내놓고 계셔서 시첸가 하고 철렁했어요. 거길 지나 신호등이 있는 큰 길가로 나오니 맞은편에 택시 정류장이 있었습니다. 기사님이 호객 행위를 하시길래 바로 탔는데요. 요금을 조금 바가지 쓴 거 같아요. 미터기를 킨 상태로 보여드린 주소를 보며 잘 모르겠다고 그러시는 거예요. 분명 중국어로 주소가 적혀있고 구글 맵을 보여드렸는데 한참 모르겠다 하시더니 갑자기 본인폰으로 호텔 이름을 말하더니 네비를 켜서 운전해 가더라고요. 그래도 뭐 택시 타고 숙소에 무사히 도착 했습니다.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가니 여긴 항상 습해서 에어컨이 틀어져있더라고요.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짐 내려놓고 바로 편의점으로 갔습니다.

와글와글 샀습니다. 컵라면, 빵, 삼김, 디저트 등. 사진에 보이는 것 말고 더 있었어요. 가격 생각 않고 그냥 먹고 싶은 거 담았더니 이거 한국돈으로 한 3만 원 정도 나왔어요 ㅋㅋㅋㅋ 대만이 일본 영향을 받아서 일어 적힌 제품들이 엄청 많고 전자레인지 조리제품은 직원 분께서 직접 해서 주신 답니다. 저희가 갔을 때 물류가 들어오는 시간인지 엄청 바빠 보이셨는데 저희가 저렇게 한 바가지 담아서 계산하러 가니 아아... 하시더라고요. 좀 죄송 ㅋㅋㅋㅋ 근데 저희가 한국인인 게 티가 났나 봐요. 저희 뒤에 서 계시던 손님이랑 대화하시면서 한궈런(한국인)? 하는 대화를 들었거든요. 그러고는 저희한테 안녕하세요! 하시더라고요. 외국에서 듣는 반가운 우리말. 그래서 함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계산을 마친 후에는 조리 담당 직원분에게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말을 들었어요. 바리바리 들고 숙소에 와서 적당히 먹고 이야기하다 잠들었습니다. 저 중에서 추천할 만한 것은 파란색 닛신 컵라면, 연어알 삼김입니다. 빵종류도 거의 기본 식사빵을 샀는데 성공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