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 & 6일차 Q Square, 멜란지 카페, 선물 사서 한국으로

4일차, 대만 국립고궁박물관과 타이베이 시립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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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나온 저희는 걸어서 공항철도를 타고 타이베이 메인역으로 갑니다. 싼충역에서 타이베이역까지는 한 정거장입니다. 밖으로 보이는 광활한 공원은 신베이도심공원이라고 하는데요.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구석에서는 아직도 공사 중이었습니다. 푸릇푸릇한 공원을 사진으로 담고 다음 역에서 내립니다.

잠깐 짐 정비를 한다고 내려서 바로 보이는 벤치에 앉았는데요. 저희가 내리고도 한참 동안 지하철이 멈춰 서 있었습니다. 메인역이라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기다려주느라 배차시간이 20분씩 되는 듯합니다. 

위로 올라가는 길에 어마어마한 양의 가챠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홀린 듯 앞에 서 있다가 남은 동전으로 하나 뽑고 짐을 맡기러 갑니다. 원래는 지하철에 있는 큰 라커에 보관하려고 했는데요. 라커는 남은 자리가 랜덤이다 보니 짐보관소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짐보관소 · Beiping W R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0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고요. 저 파란 간판이 보이는 곳을 찾아가면 지하철 역무실처럼 생긴 부스에 직원이 한 분 상주하고 계십니다. 시간은 오전 8시-오후 8시까지 이고 시간이 지나면 짐을 찾으러 갈 수 없다는 점 유의 바랍니다. 짐 크기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고 하는데 저희는 기내용 캐리어 2개 맡겼고 200위안 정도 나온 것 같습니다. 영수증 잘 받아두셨다가 찾으러 갈 때 보여드리고 받아오시면 됩니다.

홀가분하게 밥 먹으러 Q square로 떠납니다. 대만에서 가장 맛있었던 식당인 JIN ZHU.

정말 추천합니다. 역시 백화점이라 그런 걸까요. 모르면 비싼 걸 사면된다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될지도 모릅니다.

직원분들이 정말 친절하고 음식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가정식 집이라 그런지 처음 좌석에 앉으니 밥을 먹을 건지 물어보셔서 먹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메뉴는 완자탕이랑 족발조림 같은 걸 시켰고 완자탕은 마른 새우가 들어가서 국물이 시원하고 족발 조림은 쫀득하고 짭짤한 갈비양념 맛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하는 중 틈틈이 물컵을 채워주시고 서비스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고 어떤 QR코드 영수증 같은 걸 주시면서 부탁을 하셔서 확인해 보니 서비스 설문조사가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평가를 잘 받아야 월급도 많이 받으시겠죠. 만족스러웠으니 좋은 평가를 남겼습니다.

간단한 식사 후 디저트를 먹으러 카페로 이동했습니다. 

주변 분들이 계속 쳐다보길래 뭔가 관광객이라 그런가 하다가 알고 보니 저희만 반팔을 입고 있어서 그런 것이었습니다. 습해서 분명 더웠는데 이분들은 겨울이다 보니 패딩을 입고 계시더라고요. 아이돌이 된 기분을 느끼며 이겨냅니다.

커피 포션이 달린 티라미수 크로와상과 핫초코, 콜드브루를 시켰습니다. 

약간 피로해지는 오후시간 카페인은 필수입니다. 디저트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쿠키를 사러 가기로 했습니다.

길을 잘 못 찾아서 한참이 걸린 cookie886.

안 들렸으면 아쉬울 뻔했어요.

대만의 제니쿠키_COOKIE 886

선물용 쿠키를 사고 시먼역 카페거리로 이동합니다.

와플로 유명한 멜란지 카페입니다. 10분 웨이팅 한 후 카운터석에 앉았습니다.

앞에서 직원분들이 음료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재밌습니다.

메인인 딸기 아이스크림 와플과 과일믹스 주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이번엔 주스를 선택해 보았는데 패션푸르츠가 메인이 된 듯한 상큼한 맛이 매력적입니다. 와플은 딸기가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나와서 신기했는데 허브랑 같이 먹는 느낌도 들고 괜찮았습니다. 

두런두런 카페를 구경하며 천천히 먹은 뒤 택시를 타고 세인트피터 시먼점으로 이동했습니다. 

가게가 골목에 있어서 시먼딩에 내린 후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익숙한 패키지가 전시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가게에는 이미 온 손님, 저희, 들어오는 손님 모두 한국인이었습니다. 

테이블에 앉아서 종이메뉴판을 작성하려 보고 있는데 주인분께서 오셔서 시식용 쿠키를 나눠주셨습니다. 3개, 6개씩 묶어서 사는 게 저렴하고요. 저희는 6개 구매하기로 하고 맛을 고르고 있는데 또 시식용 쿠키를 주셨어요. 인심이 좋으십니다.

사고 나오는 길에 시먼홍러우를 발견했습니다. 이곳은 대만 최초의 극장이라고 합니다.

이때 닫을 시간이 다 되었는지 다들 밖에서 카메라로 건물 사진을 남기고 있길래 저희도 건물만 사진을 찍고 지나갔습니다.

걷다가 생각지 못한 돈키호테를 발견하게 되어서 쇼핑을 왕창 하고 나왔습니다. 문득 나올 때쯤 생각해 보니 대만에서 과일을 한 번도 못 먹었던 거 같아 마지막으로 까르푸에 가서 석가를 사 왔습니다. 딱히 다른 과일은 잘 모르겠고 석가를 꼭 먹으라고 했던 것만 기억이 났습니다. 이제 8시까지 얼마 남지 않아서 택시를 타고 짐보관소로 갔습니다.

부랴부랴 짐을 찾고 메인역으로 와서 저녁밥이랑 석가를 먹었습니다.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려고 했는데 어째서 인지 카드 결제가 안 돼서 못 사고 덮밥 같은 걸 파는 곳은 결제가 되길래 하나 구매 했습니다. 거의 밤을 샌지라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석가를 먹으니 조금 괜찮아졌습니다. 피곤할 때는 당분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석가의 맛은 홍시가 되기 전 아주 말랑말랑한 감의 식감인데 사탕수수 같은 느낌의 달달한 맛입니다. 엄청 단단하고 큼직한 검은 씨가 한 조각에 8-10개씩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뱉는 노동이 상당하지만 이색적이라 괜찮습니다. 마루는 맛보더니 너무 달다며 먹지 않았고 제가 다 먹었습니다. 먹은 것을 정리하고 화장실도 다녀온 후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버스터미널로 이동했습니다. 

국광버스타이베이 역 · No. 168號, Section 1, Shimin Blv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3

구글 맵으로 시간을 확인하시고 맞춰서 이동하시면 됩니다. 약 50분 정도의 간격으로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공항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게 되어 카트에 캐리어를 싣고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캐리어 무게도 재어 보았습니다. 쇼핑을 생각보다 얼마 하지 않은 듯합니다. 물을 사 먹으려 보니 카드가 안되어서 털레털레 걷다가 다행히 정수기가 있어서 물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라인페이를 사용하신다면 유용하실 것 같습니다.

면세점 구경을 하려고 4시간 정도 일찍 왔는데도 수속 줄을 기다리는데만 1시간 반이 소요되어 면세점들이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다행인 건 주류 면세점 한 곳이 열려있어서 선물용 술을 한 병 살 수 있었습니다. 퇴근시간이 되어가서 그런지 직원분의 눈에 초점이 없는 듯했으나 시간이 늦은 만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이트가 열리기 전까지 앉아서 기다리다가 공항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싱가포르 공항도 저런 꽃 장식이 있었던 거 같은데 중화권은 요런 느낌을 좋아하나 봅니다.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빠르게 줄을 서서 탑승합니다. 이제 이 습하고 묘한 향신료 향의 공기도 마지막이네요.

바깥 야경도 구경하고 잠깐 잠들었다가 이른 새벽 대구 공항에 내렸습니다. 한국은 급 추워졌던지라 공기가 건조하고 차가운 것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렇지만 늘어난 짐을 챙겨 움직이느라 더워서 체감은 잘 못하고 또 차 시간을 맞춘다고 헐레벌떡 이동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저희는 씻고 바로 잠이 들었고 내리 8시간가량을 푹 잔 후 저녁이 되어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한건 역시 매운 음식을 먹는 일이었습니다. 매운 닭발이랑 곱창을 시켜 먹고 매운 걸 먹으니 달달한 디저트도 주문했습니다.

디저트를 기다리는 동안 언젠가 마루가 집에 사둔 가루쿡도 만들었습니다. 나름의 설명을 따라 만들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먹어도 된다 해서 입에 넣어보았는데 맛이 아닌 거 같아서 사진만 찍고 버려졌습니다.

디저트는 설빙 딸기빙수입니다. 연유를 솔솔 뿌려먹으니 맛있습니다.

먹고 나서는 캐리어를 열어보며 사 온 것들을 나누기도 하고 티켓 같은 것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무인양품에 파는 작은 파일 같은 거에 정리를 하는 게 유행인가 봅니다. 마루도 저 파일을 사 와서 차곡차곡 정리를 했습니다. 작아서 귀엽기는 하네요. 저는 해외여행 앨범이 있어 그곳에 정리했습니다.

여행을 다녀와서 한국에 도착하면 한 순간의 꿈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갤러리에 찍어온 사진을 보고 정리를 하며 한 동안은 여행의 기분에 취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 대만 여행기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