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차, 임시정부, 점도덕, 자푸루차오, 와이바이두차오, 사진스팟

5일 차, 우캉맨션, 그랜드마더 레스토랑, Dugout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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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차,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방문하는 날입니다. 숙소에서 걸어서 15-20분 정도이기 때문에 오늘은 버스정류장을 지나 걸어서 이동합니다. 길은 주로 직진만 하면 되기에 어렵지 않으니 풍경을 보며 걸어갑니다. 거대한 민들레 홀씨가 아름답군요.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편의점에 들러 간단히 먹고 출발합니다. 샌드위치를 따끈히 데워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이게 바로 로컬 맥모닝 아니겠습니까. 먹고 나와 익숙한 루원쇼핑몰을 지나갑니다.

빨간 간판이 시선을 끄는 중국의 주유소입니다. 세차를 얼마나 열정적으로 하는지 물호스 소리가 요란합니다. 한국 포장마차 가게도 보이는 군요. 삼쏘는 인정입니다.

이번엔 빨간 건물입니다. 낮은 꽃들이 모여있는 화단이 귀엽습니다. The Roof라고 하는데 지나가면서 보느라 어떤 건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과거로 타임워프 할 거 같은 그런 건물입니다. 색감이 눅진한 것이 대만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마루가 갑자기 저기 문구점 구경 가자!라고 해서 진짜 레전드 P 같다고 생각하며 따라갔는데 산리오 스티커를 득템하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학교 근처에 있을 법한 오래된 문구점이었는데요. 물이랑 비즈가 들어있어서 찰랑찰랑 흔들리는 스티커를 보고 고민하다가 마이멜로디랑 쿠로미 두 개 구매했습니다. 담아주시는 봉투에는 한국어로 헬로키티가 쓰여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스티커는 기념품 포스팅 편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런 알록달록한 벽화가 보이면 신천지 근처라는 뜻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임시정부예요.

곳곳에 걸린 국기가 단정합니다. 관리가 잘 되어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태극기를 제대로 본 게 언제 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근처 벽화 중 하나였는지 붙어있던 판넬에 있는 그림이었는지 망충하게 생긴 뱀이 귀엽습니다.

길을 걷다가 한국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도착한 것입니다. 일단 줄부터 서서 표를 끊고 나와 벽 사진을 찍었습니다. 

매표소 왼편에 있는 검은색 대문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임시정부 사진은 여기서 끝입니다. 참고로 내부에 있는 계단이 매우 가파르니 짧은 옷은 피하시고 되도록이면 긴바지 입고 가시길 바랍니다. 저는 짧은 옷만 피하면 되겠지 하고 긴치마를 입었더니 계단 오르내릴 때마다 치마가 끌리지 않게 잡아야 해서 매우 번거로웠습니다.

감상하고 나와서 근처 쇼핑몰로 이동합니다. 오늘도 마주친 산책하는 강아지들입니다. 다들 기본 두 마리씩 키우시는 것 같습니다.

쇼핑몰에서 발견한 요거트 프랜차이즈입니다. 초록색 색감과 외계인캐릭터가 눈길을 끄는 곳입니다. 궁금하긴 한데 밥부터 먹어야 해서 식당을 찾아보다가 여기서 조금 떨어져 있는 점도덕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길을 걷다가 등장하는 또 다른 벽화들이 아름답습니다. 우리나라도 저렇게 꾸며놓으면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조금 걸어서 도착한 점도덕입니다.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리면 보이는 가장 큰 건물입니다. 문에 종이가 붙어있길래 아, 여기도 춘절휴가를 떠난 건가 하고 있었는데 마루가 번역기를 돌려보더니 입구가 반대쪽에 있다며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여기까지 걸어와놓고 그냥 갈 뻔했습니다.
 

상하이 임시정부 근처 식당_점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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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나오니 쇼핑몰 안이라 그런지 다양한 카페와 디저트 가게가 있었는데 그중 데어리퀸으로 이동했습니다. 데어리퀸은 미국 아이스크림 체인점인데요. 실제로 가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현재 치이카와랑 콜라보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 캐릭터 꽤나 인기가 많군요. 아쉽게도 콜라보 아이스크림은 품절 상태입니다. 저희는 브라우니 초콜릿 아이스크림으로 주문하고 기다렸습니다. 아 여기도 위챗페이만 가능했습니다. 

테이블에 앉아서 스크린 구경을 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여기 아이스크림은 무중력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하죠. 직원분이 아이스크림 컵을 뒤집었다가 바로 놓는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그거 아시나요? 이렇게 뒤집어도 밀도가 높아서 떨어지지 않지만 만약 떨어진다면 무료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습니다. 미국 말고 다른 나라도 적용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부드럽고 쫀득한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맛있습니다. 꽤 달기 때문에 하나 사서 둘이서 나눠먹으니 알맞습니다.

이제 지하철을 타고 동방명주로 이동합니다. 경기, 서울권 지하철이 생각나는 외관입니다. 호선 색에 맞춘 하늘색 좌석도 예쁩니다. 지하철은 조금 번거로운 것이 앞에서 짐 검사를 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외국인만 해당인가 해서 둘러보니 자국민도 예외는 없습니다. 다들 춘절연휴로 집가느라 몸만 한 캐리어 하나씩 끌고 왔는데 스캐너 컨베이어에 올리느라 낑낑거리고 있습니다. 저희도 가방을 올려 스캔한 후 다시 메고 이동합니다. 

다시금 미래도시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명관광지들은 잘 연결되어 있으니 지하철을 타고 다니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루자쭈이역 2번 출구에서 걸어 나오니 보이는 풍경입니다. 앞에 보이는 기둥이 있는 건물의 계단 위에서 다들 사진을 찍길래 저희도 기다렸다가 찍고 지나갑니다.

가까이 갈수록 더 커다래지는 건물입니다. 저희끼리는 이 건물을 탕후루 건물이라고 했습니다. 거기서 영감을 얻지 않았을까요. 동글동글하고 뾰족한 것이 인상 깊은 건물입니다.

동방명주 주위로 동그랗게 육교가 있는데요. 여기 올라가서 사진을 찍으면 동방명주가 다 나오게 사진 찍을 수 있습니다. 육교 위에서 보면 랜드마크들이 한눈에 들어와서 운치가 좋습니다. 

궁금했던 디즈니 스토어도 찾아왔습니다. 먼가 디즈니랜드랑도 거리가 있고 뜬금없다는 느낌도 있지만 귀여우면 된 거 아니겠습니까.

입구에는 주토피아 판넬과 신호등이 있습니다. 디즈니랜드에 가면 다들 신호등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약소한 버전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와 입구부터 사람을 사로잡습니다. 어린이들이 여기 오면 혼절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곰돌이는 어떤 캐릭터인 건가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본 기억은 없는데 다양한 캐릭터 코스튬을 입고 있습니다. 곰돌이는 다 귀엽습니다.

중간에 커다란 인형들도 있고

환상의 나라로 떠날 수 있는 성 조형물도 있습니다. 너무 예쁜데 볼펜 하나가 2만 원 정도 하니 살 엄두가 안 나서 구경만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밖으로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5시 정각 시계탑이 울립니다. 정각을 맞춰서 종소리를 듣다니 운이 좋습니다.

저녁 와이탄에서 야경을 찍는 것이 메인이기 때문에 난징동루쪽에서 있다가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따바이투에 사람이 적어 보여서 봐뒀던 것들을 구매했습니다. 마그네틱 하나씩 사고 립밤이랑 사탕묶음 한 봉지를 구매했습니다.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서 오손도손 나눠먹었습니다. 우유맛이 맛있고 생각보다 단단하니 깨물어 먹을 때 조심하세요.

빙글빙글 돌아가는 토끼.

오늘의 저녁은 장씨네게살국수입니다. 대표메뉴인 게살비빔국수와 게살만두를 시켰습니다. 주문을 넣자마자 한국의 국밥과 같은 속도로 음식을 내어주십니다. 같이 나온 국은 김국 맛이 났습니다. 게살소스가 고소하고 괜찮은데 딱히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간을 더 하거나 킥이 있으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요. 반면 마루는 너무 맛있다며 잘 먹습니다. 어쩌다 입맛이 이렇게 극적으로 반대가 되었을까요. 그래도 한 명이 못 먹으면 다른 한 명이 잘 먹으니 밸런스패치 최상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 언니음료를 마셔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캔 한 개씩 팔길래 주문해 보았는데 완전 제 취향입니다. 어떤 맛이냐면 아침햇살에 약간 물 타서 묽은 맛인데요. 꿀꺽꿀꺽 넘어가는 맛입니다. 평소 코코넛밀크도 좋아하고 아침햇살도 좋아하는 저는 극 호입니다. 이곳에는 저는 저 음료가, 마루는 게살국수가 최고였다고 꼽았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본 건물입니다. 와이탄 쪽은 이런 풍의 건물이 즐비하게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카페인 스타벅스에 들러 잠깐 숨을 돌렸습니다. 스타벅스는 QR코드가 없고 전용앱으로 주문하면 된다고 해서 어플을 켰는데 해외에서 접속한다고 로그아웃된 후 잘 실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카운터로 가서 주문했습니다. 시즌 메뉴로 보이는 초코라테를 가리키며 두 잔을 달라고 했습니다. 주문하고 나니 차가운 걸로 달라고 하는 걸 까먹었지만 그냥 따뜻한 거 마시기로 하죠. 중간사이즈가 기본이라 들어서 주문했는데 초코라테가 한 바가지 나왔습니다. 넉넉하게 마시면 됩니다. 외국인어서 그런 건지 원래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직원분이 자리까지 가져다주셨습니다. 다 마시고 이제 야경을 보러 갑니다.

저희는 빨강-노랑-파랑 순서로 감상하였습니다. 빨강은 우정박물관이 보이는 도로, 노랑은 자푸루차오, 파랑은 와이바이두차오입니다. 

저녁에 봐서 저희는 저게 시계탑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우정 박물관이었습니다. 박물관 쪽으로 걸어갈까 하다가 옆의 공원 같은 곳으로 빠졌는데 사람도 없고 아른거리는 꽃잎 영상이 아름답습니다.

찰랑찰랑, 아른아른

자푸루차오쪽으로 옮기니 사람들이 좀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는 사진작가 두 분정도 서계시며 사진을 찍어주고 계셨습니다. 물 위에 떠있는 조그마한 통통배가 귀엽습니다.

다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저는 다리들이 연결되어 있는 산책로, 공원 쪽에서 찍는걸 더 추천합니다. 사람들도 많이 없고 사진도 잘 나오거든요.

걸어가다 보면 이렇게 생긴 구조물이 있는데 올라가서 찍으면 건물들을 모두 담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안전을 위해 너무 외벽에 붙어서 사진 찍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다리 위에서 찍는 것도 괜찮고 아래쪽으로 찍는 것도 괜찮게 나옵니다. 추천 사진스팟입니다.

길이랑 무게가 있어 캐리어에 넣을지 좀 고민했던 카메라 거치대인데 도움을 받아 사진을 잘 찍었습니다. 저렇게 본격적인 카메라 거치대를 들고 다니다 보니 종종 사진작가로 오해받기도 했습니다. 허허

마지막으로 가장 유명한 와이바이두차오입니다. 빨간색의 철근 다리가 상징적입니다. 이곳은 사람이 가장 많고 차도 지나다니고 해서 사진 건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찍고 싶다면 횡단보도를 건너서 그쪽 인도에서 찍으면 잘 나올 것 같습니다.

빨간 기둥과 동방명주가 보이면 다 왔습니다. 황푸강 유람선을 탄 곳 근처입니다. 

다시 봐도 웅장합니다. 조명맨도 되었다가 거치대 각도도 조정하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10시가 되니 정말 칼같이 저 화려한 조명이 탁 꺼졌습니다. 감상하느라 그 찰나를 찍지 못해 조금 아쉽습니다. 조명이 꺼지자 사진작가분들이 장비를 챙겨 퇴근합니다.

저희도 이제 거치대를 접고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다 닫고 편의점도 마땅히 먹을만한 것이 없어 동방명주 쇼핑거리로 이동했습니다.

이쪽을 와도 별반 다르진 않습니다. 저녁시간에 일찍 닫는 걸 보면 해외에 온 걸 실감합니다. 어느 식품점 지하로 내려갔더니 취두부 냄새와 함께 전갈이랑 밀웜 꼬치를 파는 곳이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마라탕 가게도 있던데 현지 마라탕을 못 먹은 게 조금 아쉽긴 하군요. 저때는 냄새 때문에 식욕이 싹 사라진 뒤였습니다.

나와서 마루가 엽서를 사고 싶다고 해서 기념품 샵을 갔는데 갑자기 직원분이 번역기를 돌려서 뭔가를 보여주더라고요. 탕후루 하나 사면 엽서를 하나 준다고요. 그래서 보다 말고 탕후루 매대로 갔더니 탕후루를 하나 사면 하나 더 준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가게 마감 전 빨리 다 팔고 싶으셨나 봐요. 그럴 수 있죠. 탕후루 궁금하기도 했으니 하나 사봅니다. 두 개에 25위안 주고 구매했습니다. 특이하게 탕후루 겉에 먹을 수 있는 종이를 감아줘서 덜 끈적거리고 좋더라고요. 맛있게 탕후루 먹고 엽서도 따로 샀습니다.

단 걸 먹고 나니 크게 배고프진 않아서 숙소 근처로 온 뒤 편의점에서 마실거랑 꼬치사서 나눠먹고 캐리어를 정리한 후  잠들었습니다. 이제 여행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