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차, 강풍주의보 안내문자 오는 제주, 흑돼지구이, 산리오샵, 대구 공항으로 가자!

7일 차, 생일 디데이, 도미노피자, CHAGEE, 푸동공항에서 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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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 날 아침, 비몽사몽한 채로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가장 먼저 공항에 수하물을 맡기러 갑니다. 수하물 보관소는 5번 출구 근처에 있습니다. 처음엔 뭐야 어딨다는 거야? 하는데 좀 걸어가면 나옵니다. 생각보다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간은 6시간이랑 12시간 밖에 선택지가 없어서 12시간을 선택하고 캐리어 2개, 마루의 기내용 가방 이렇게 해서 28,000원 나왔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공항에 일찍 돌아와서 6시간 할 걸 하고 후회하긴 했습니다.
백팩에 세면도구랑 그런 거 다 넣은 거 같아서 확인 안 하고 캐리어만 맡겼는데 알고 보니 캐리어에 다 넣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제주도 구경하는 동안 신발 세 켤레 든 무거운 백팩 메고 돌아다닌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비행기모드를 해지한 후로 하루종일 계속 재난문자가 왔습니다. 강풍주의보 문자를 볼 때는 제주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밖의 풍경은 강풍과 진눈깨비로 난리입니다. 시작부터 쉽지 않습니다.

택시 타고 근처 모텔 대실해서 씻고 잠깐 눈 붙인 후 밖으로 나왔습니다. 정말 눈을 감고 떴는데 나갈 시간이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우버택시 사용하시는 분들 프로모션 코드 쓰세요.

일부러 고깃집 근처로 모텔을 잡아서 걸어서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제주고집이라는 흑돼지고기구이 집입니다. 직원분께서 고기를 직접 다 구워서 잘라주시고 밑반찬도 맛있습니다. 김치찌개는 배달 김치찌개처럼 조금 달긴 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밖으로 보이는 고등어회라는 가게이름이 눈에 띕니다. 오랜만에 보는 한글 간판이네요. 조금 더 시간 여유가 있으면 고등어회랑 봉초밥을 먹으려 했는데 다음 기회에 먹기로 합니다. 창밖의 날씨를 보니 해가 비췄다가 사라졌다가 참 변덕스럽습니다.

밥을 먹고 기운을 차린 후 다시 걸어서 산리오샵으로 갑니다. 제주항공의 컨셉을 살린 것인지 승무원 유니폼을 입은 키티동상과 주황색이 포인트로 들어간 산리오 소품샵입니다. 왼쪽에 있는 JSHOP은 제주기념품샵입니다. 

귀여운 산리오 캐릭터 천국입니다. 제주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한정판들과 사고 싶어 지는 조그마한 것들이 많습니다.

옆에 있는 제주도 소품샵도 둘러보니 아기자기한 게 많습니다. 이 인형들은 젤리캣을 카피한듯한 느낌인데 모여있으니 귀엽습니다. 저는 제주도를 초딩 때 이후로 처음 오는 건데 요즘은 감귤초콜릿 말고도 세련된 기념품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마루는 여기서도 엽서랑 마그넷을 구매했습니다. 여행 때마다 엽서를 구매하는 것도 좋은 기념 방법인 것 같습니다.

창문에 그려진 뽀둥한 폼폼푸린이 귀엽습니다. 옆에 바다도 감상하며 다음 장소인 빽다방베이커리 제주사수본점으로 갑니다. 원래는 스타벅스로 가서 시그니처 음료를 마시려 했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다 근처로만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파도가 요란하게 철썩거립니다.

여기 지점의 빽다방이 크다고는 들었지만 생각보다 꽤 큽니다. 백사장님 꽤나 돈을 버셨겠는걸요.

안은 사람이 가득합니다.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입니다. 빵은 베이커리 코너에서 골라 담아서 계산하고 음료는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됩니다.

빽다방은 짱구와 콜라보 중이었습니다. 귀여운 메론빵이랑 푸딩드링크, 각종 굿즈까지 있습니다. 띠부띠부씰도 증정한다는데 이런 사람 많은 곳은 진작 품절입니다. 초코라테랑 미숫가루를 시키고 받아서 2층으로 올라갑니다.

날씨가 개는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흐립니다. 2층에서 보는 풍경이 정말 좋습니다. 창가자리는 사수하기 쉽지 않아 그나마 창가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누군가의 캐리어에 달려있던 돌하르방 키링이 바다와 잘 어울립니다. 

음료 뭘 시킬지 고민하다 그냥 시켜 본 미숫가루가 의외로 너무 맛있습니다. 빽다방은 숨은 미숫가루 맛집이었던 것입니다. 제주에서 미숫가루는 보리개역이라고 한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옆에 계신 분들은 외국인이신 줄 알았더니 제주 현지인이신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외국어 하시는 줄 알았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드문드문 한국어가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제주분 이신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어는 정말 또 다른 언어 영역 같습니다.

바깥에 무지개다리가 보입니다. 다들 제주도 놀러 가면 저 무지개다리에서 사진을 찍던데 실제로 보니 너무 도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긴 인도인데 그럼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하는 중간에서 다들 sns에 올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죠? 그럼 쳐다보고 그럴 텐데 내향형 인간은 생각만으로 등에서 땀이 나는 기분입니다. 

사 온 엽서도 꺼내보고 좀 쉬다가 공항에 일찍 가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더 이상 어딜 가거나 하기도 애매한 시간이었거든요. 택시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수하물보관소에 가서 짐을 찾고 국내선 항공선에 서서 수하물을 붙인 후 저녁으로 에그드랍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이러고 기다렸다가 비행기를 타고 대구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풍경 사진은 그동안 많이 찍기도 했고 피곤했던지라 휴대폰도 안 꺼내고 바로 잠들었습니다. 이후에는 비몽사몽 다시 택시타고 마루집까지 왔던 것 같습니다. 

리락쿠마 펀-치⭐⭐🐻

여행루트는 항상 대구에 와서 마루집에 들른 후 본가로 돌아가느라 피곤함이 더 한 거 같습니다. 제 집이 아니어서 그런지 쉬지만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그런 느낌이거든요. 계속 있다 보면 더 가기 귀찮아질 걸 알기에 가장 이른 아침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해가 막 떠오르는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이 포스팅으로 기나긴 상하이여행기가 끝이 났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밖을 나가있는 건 오랜만입니다. 무거운 짐들을 번쩍번쩍 드느라 안 쓰는 근육을 써서 몸이 비명을 지르네요. 내향형 인간.. 바깥공기를 너무 많이 마셨습니다. 한동안 집에서 칩거하며 여행사진 보고 사온 간식 먹으며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